2024 어나스테 후기

사실 어나스테 후기 만화. 였는데 이 이후로 진도 안나가서 그냥 후기로 바꿈...

 

 

 

ㅣ기승전결 : 그녀가 어쩌다 부스를 하게 되었는가

  "아... 근데 제가 4월까지 나나를 할지 잘 모르겠어요..."

 

 

 

오타쿠 인생 10년... 처음으로 장르를 정착하고 팔자에도 없던 190cm 83kg 거구의 남성에게 감겨서

'아! 마침 내년이 청룡해라고...? 이런 운명 다시는 오지 않을게 분명하니... 트리거 응상에서 나눔을 해야겠다 !!'

라는 생각에... 엽서 200장을 넣은게 모든 일의 시작이었던것같다. (물론... 이 이전에 싱어롱 협력을 부탁받기도 했지만)

 

응원상영전에 확실히 받아두려고 인쇄소에서 엽서 현장수령까지 하고, 멀리 나온김에 알바 끝난 간장이를 만났다.

사실 이때만해도 간장이랑 그렇게 친했던건 아니었고.. 이 날 별 이야기 다 하다가 운동부 톡방도 만들고 친해진것같음. 그렇게 카페가서 이야기 좀 하고 피어싱 가게에서 응상 당일에 할 피어싱 쇼핑 끝내고 헤어지려는 찰나에...

 

"락또님 혹시... 저 4월 어나스테에 부스내는데 같이 부스하실 생각 없으세요?"

 

이 대사가 너무 충격적이라서 날짜도 기억함.. 때는 바야흐로 2023년 12월 27일... 따뜻했지만 흐린 신논현역이었다.

당시의 필자는... 어나스테라는 단어도 처음 들어서 '어나스테가 뭔데요...? 아 디페...' 이게 딱.. 첫 반응이었는데

이때가.. 트친들이 ㅠㅠ 님 그림 너무 좋아요 님 그림 너무 귀여워요 굿즈 내주세요ㅠㅠ 해줄때라 자존감이 찰랑말랑... 굿즈 뽑기가 재밌을랑 말랑...하던 시절이었음..(감사합니다)

아니 생각해보니까 웃기네? 무슨 이런 말을 지하철 갈라지기 직전에 함?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오타쿠 인생 살면서 처음으로 정착한 장르이기도 했고 MMORPG같은 게임 아닌 이상 무언가를 오래 잡아본 적이 없어서 아... 근데 제가 4월까지 나나를 할지 잘 모르겠어요ㅠㅠ.. 하고 답했는데

지금 쓰면서 생각해보니 이 답도 화근이었던것같다. 무언가의 플래그를 선명하게 눌렀나봄.

 

그렇게... 1월 싱어롱이 끝나고 어느날 퓨리가(ㅠㅠ) 나한테 은밀하게 다가와서 똑같은 소리 또함

 

"락또님 혹시... 어나스테에 부스 낼 생각 없어요?"

 

둘한테 미안한 소리지만 이때가 한참 트친들이 #썬드_통판해 해시 쓸때라 둘이 짜고쳐서 나한테 이야기 꺼낸줄 알았다.

그리고 이때부터... 깊은 고민을 시작했던것같음.

 

 

 

 

 

ㅣ기승전결: 마감지옥의 시작

 "그런데 제 마감이 왜 안끝날까요?"

 

 

즐거웠지만 우리 다시는 대가리에 소주 꽂지 말자

 

 

 

그렇다.. 이후로는 마감의 연속이었다. 그냥... 누가 봐도 미친 일정이었음.

23년에 말이 나왔으니까 1월 싱어롱 디자인 협력, 2월 싱어롱 디자인/전프레 협력 까지는 괜찮았는데 중간에 갑자기 잡힌 해외여행 일정이 진짜 무리수였던것같다.. 그래도 어쩌겠니 내가 벌린 일인데... 그래도 진짜 재미있었음

재미만 있으면 무언가 잘못된걸텐데 그걸 모르고...

 

미츠키 생일 이벤트 협력 / 일본여행 / 커미션 / 표지마감 / 어나스테 마감을.... 계산을 안해둬서 동시에 진행했다.

3월은 정말.. 단커뛸때 이후로 이렇게 마감을 해 본 적이 없었는데.. 싶을 정도로 내~~내 마감만 함.

제 그림을 좋아해주시고 커미션 넣어주시는 분들.. 늘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아직 커미션 못받은 분들.. 곧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마감 많은거 이해하고 배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대와 호의를 이렇게 써먹으면 벌받을텐데...

 

그래도 생각해 둔 틀이 있어서 이걸로 가자!! 하고 결정 땅땅!! 내린 후로 내 마감은 스무스하게 진행했음.

마감도 예정기간보다 일주일 빨리 끝내서... 선입금/포장까지 여유롭게 진행했으나...

너무 스무스했던 나머지 무리하게 코롯토까지 뽑아버림.

 

분명.. 배고프고 힘들테니 간식을 사 가야겠다는 목표가 있었는데 간단한 요깃거리도, 간식도, 사탕 한봉지조차도 사지 못함... 미안합니다 여러분.. 하지만 여러분이 주신 간식은 소중하게 정리해 일기 쓰며 먹고있습니다...

간식이 없음에도 인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판매를 목적으로 한 표지커미션을 처음해봤는데... 트친들 표지 생각보다 더 예쁘게 나와서 뿌듯했음ㅠㅠ 

 

 

 

 

 

 

ㅣ기승전결: 어중간한 오타쿠였던 제 첫 디페가 부스라구요?

 리빙포인트 - 부스러는 캐리어를 장만하는것이 생존전략!

<4/21(일) [J15] 어나스테 부스 최종 인포>

📢선입금 수령 마감은 2시. 부스마감은 2시반입니다.
📢여러 지인이 함께하는 부스입니다. 선입금 수령시 닉네임의 언급 부탁드립니다.
📢현금 구매시 금액을 맞춰 준비 부탁드립니다.

잘부탁드립니다! 행사 날 뵙겠습니다! pic.twitter.com/uCd8n4THHk

— ʀᴀᴄᴛᴛᴏ (@RTF_i7) April 17, 2024

 

어느 날 저녁 필자가 마감을 뒤로하고 일찍 자야지라는 목표를 잡았을 때, 그는 자신이 거대한 마감 튀김으로 변해있는 것을 발견했다.

📕

 

 

무슨일이 있었지

분명 이 부분을 쓰려고 시작한 일기였는데 무슨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음.(당연함. 23일 기준 행사 이틀지남)

 

발등튀김을 뒤로하고 일찍 자야지 목표를 잡은 20일 저녁... 문득... 하지 않았던 마감이 기억의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오늘이 20일인 것 조차 잊고있었을 때에... 당시 시각 오후 9시 20분. 밤을 새고 7시에 출발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렇게... 5시부터 부스럭부스럭 씻고 화장하고... 무사히 9시까지 입장줄에 도착하는것에 성공함.

지하철에서 30분정도 밖에 못자기도 했고 간장 아가가 커피사러갔다가 아직 도착을 안해서... 몽롱~하게 멍때리고 있는데 뒤에서...

 

'혹시.. 락또님?'

 

하는 미소녀의 음성이 들려옴. 돌아보니까 본인이 스뎅 이시래. 입장줄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앞뒤로 트친을 만날 확률... 어떻게 이런 우연이 있을수가? 덕분에 간장이 오기 전 까지 즐겁게 줄 서고 입장했음...

간장이랑도 겹트친이셔서(이럴수가) 진짜 즐겁게 줄 기다림ㅠㅠ 진짜로 어떻게 이런일이?? 스뎅님 프사에 그려진 류 닮았다는 생각 했음. 정말 길쭉 상냥 미소녀셨다..

이타백보고 긴가민가 하다가 말 걸었다고 하셨는데... 오빠 고마워.. 이타백 가져간 보람 있었어...

 

그날 21도까지 올라간다는 이야기에 반팔에 청자켓(feat.청룡) 입고갔는데 날도 흐리고 바람도 많이 불어서 정말 너무너무... 추웠다 예쁘게 입고오신 소녀분들 많았는데 다들 감기 안걸리셨으면ㅠㅠ

안에 들어가서 마셔야지~ 하고 목표했던 커피 줄 대기하면서 전부 마셔버림. 간장이가 사오지 않았다면 그때쯤 난...

 

날도 추운편이고 줄이 제법 길어서 9시쯤엔 입장 시켜주실거라고 생각했는데 9시 30분에 입장 시작!! 했다.

 

1시간 넘게 줄 서느라 잠깐 잊었는데... 200개가 넘는 아크릴과 D링의 무게는 제법.. 묵직했다.

캐리어를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에잇~!! 배보다 배꼽이 크겠네 전부 팔아버리고 이타백만 들고 돌아오자~~!! 했는데 크나큰 오산이었음. 양재까지 앉아서 가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울면서 입장했을듯.. 심지어 입장해서 직진하면 끝나는 좋은 자리였는데 자리 못찾아서 그대로 들고 잠깐 반대편까지 가서 헤맴ㅠㅠ

 

부랴부랴 자리 찾아서 갔을때는 간장이가 벌써 의자도 하나 가져다 놓고.. 저 멀리서 하렌님도 들어오고 계셨다.

하렌님이랑 가서 성인인증 팔찌도 받고... 의자 하나 더 받아서 돌아온것까지는 좋은데...

일찍 도착한사람 : 나(행사경험도 부스경험도 없음) 하렌(부스경험x 부스러아님) 간장(이 파티 유일 부스경험자) 라서 잠깐... 멍때림

다행스럽게도 간장이가 야무지게 착착 진행하면서 이것저것 알려줘서... 준비 가능했습니다. 간장이 고생했어...

퓨리도 조금 있다가 입장해서 부스 디피도 어떻게 얼레벌레 끝냄

 

트리거 온나들 가격표 한개도 생각 못해서 부스 온도차이남

그렇구나... 가격표랑... 전시할 판매굿즈(내 몫이겠죠)랑.. 매진 스티커는 필수구나...

나름 머리 열심히 굴려서 체크리스트 까지 만들어서 가져온거였는데 내가.. 안일했음을...

 

정말 인상깊고 와! 진짜 시작이구나 싶었던건 11시에 일반 입장 시작하면서 방송나오고 스태프분들이랑 부스러분들 다같이 박수칠때였음... 이때까지만 해도 진짜 신나고 벅차오르고 와... 이게 덕질? 싶었는데

 

 

그리고.... 기억을 잃었다.

정신차리니까 1시반임

 

 

 

트친들 이야기 들어보니까 원래 이렇게까지 부스가 바쁘지는 않고... 이번에 아이나나 인기가 너무 올라가서 사람이 몰린 탓에 더 정신이 없었다는데... 행사도 부스도 경험이 없으니 그렇구나... 하고 고개만 끄덕거림.(ㅠㅠ)

싱어롱이나 응원상영같은 행사에선 그렇다 쳐도... 부스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구매자분들이 간식을 챙겨주실건 정말 상상도 못해서... 아크릴도 전부 털고 뷰이한테 전해줄 짐도 전부 전해줬는데 올때나 갈때나 짐이 비슷했다. 간식, 음료 챙겨주신 매니저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생각보다 많은분들이... 현장판매분 여쭤보시고 시무룩하게 돌아가셔서 아... 무리해서라도 더 뽑을걸.. 이라는 생각을 조금 했음....

코롯토 기간이 빡세긴 했죠 다음부터는 조금 더 널널하게 수요조사 돌리겠습니다.

재고 남을걸 걱정했는데 통판하기 민망할 정도로만 남고 전부 완판 돌아가서 너무.. 너무였음. 감사합니다 전국의 매니저 여러분.. 여러모로 신기하고 귀한 경험이었습니다...

 

 

 

 

 

ㅣ기승전결: 오타쿠 행사엔 감동이 있다

 잠을 자고 행사를 가자...

 

 

이것저것 정리하고 정신좀 차리고... 3시쯤에 부스 정리 전부 하고 깔루아님 차 타고 강남으로 이동했던것같다. 기다려준 트친들아 너희들도 고생했어...

지하철보다 찻길이 막히다보니까 깔루아팟이 밥집 늦게 도착했는데 너무너무 피곤해서 정말... 말없이 밥만 먹었음. 진짜 피곤했는지 밥사진도 없네... 지하철 타고 간 사람들 뒤에서 잼얘하는것같더라.. 잼얘했던 사람들 전부 트윗으로 정리해서 올려줘

@: 그런데 이 사진이 얼마짜리 사진일까요?

 

아무튼... 첫 동인행사 화려하고 신나게 스타트 끊은것 같네요.. 이 모든게 트친 여러분의 덕입니다.

싱어롱 행사 스탭으로 들어갔던게 있으니까 첫 동인행사는 아닌가? 싶지만서도...

 

 

 

ㅣ맺으며...

 

 

 

 

늦게 배운 도둑이 날새는줄 모른다고 후기 일기 쓰기도 전에 부스잡힘(하...)

덕질 재밌네..